코스닥 뒤흔든 알테오젠 쇼크, 바이오주 위기인가 기회인가?
최근 코스닥 시장의 대장주로 꼽히는 알테오젠의 주가가 급락하며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에 강한 하락 압력이 가해졌습니다.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로열티 규모와 신규 계약 금액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었으나 전문가들은 이를 구조적 결함이 아닌 기대치 조정 과정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과 향후 바이오 시장의 향방을 살펴보겠습니다.

알테오젠 급락의 도화선. '2%' 로열티의 실체와 시장 반응
알테오젠의 주가가 하루 만에 20% 이상 폭락하며 시가총액 약 6조 원이 증발한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 머크(MSD)의 분기 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키트루다SC 로열티율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알테오젠이 수령할 로열티가 매출의 약 4~5% 수준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며 주가에 선반영해 왔습니다.
그러나 실제 공개된 수치가 2%에 그치자 기대치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견디지 못한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주가를 끌어내렸습니다.
여기에 GSK 자회사 테사로와 체결한 신규 기술이전 계약 규모 역시 수조 원대를 기대했던 시장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하는 4,100억 원 수준으로 발표되면서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를 단순한 수치 비교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2%라는 로열티율은 타깃 비독점 및 초기 계약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이며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해석도 가능합니다.



신한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2%의 로열티율을 적용하더라도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하나만으로 2034년까지 연평균 4,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든 압도적인 수익성입니다.
즉, 단기적인 심리적 충격은 컸으나 기업의 펀더멘털 자체가 무너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번 급락은 과도하게 부풀려졌던 초기 기대감이 적정 수준으로 수렴하는 성장통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바이오 섹터 전반으로 번진 투심 위축과 연쇄 하락 현상
알테오젠은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대장주이기 때문에 이번 주가 급락은 개별 종목의 문제를 넘어 섹터 전체의 패닉 셀로 이어졌습니다.
에이비엘바이오, HLB, 삼천당제약, 리가켐바이오 등 주요 바이오 종목들이 동반 하락하며 코스닥 지수 자체가 4%대 급락세를 보였고 여러 종목에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국내 바이오 투심이 특정 대형주의 뉴스 플로우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투자자들은 알테오젠의 사례를 통해 다른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전 계약 역시 실제 뚜껑을 열었을 때 기대보다 작을 수 있다는 공포감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동반 하락이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애먼 하락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코스닥 바이오텍뿐만 아니라 코스피에 상장된 우량 제약사들까지 휩쓸려 내려간 점은 시장 전체의 과매도 상태를 시사합니다.
하나증권 등 주요 분석 기관들은 현재의 하락세가 다소 과도하다고 평가하며 반도체나 자동차 등 타 섹터로 이동했던 수급이 다시 돌아올 지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바이오주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방향성과 나스닥 바이오텍 지수의 회복 여부가 국내 시장의 투심 회복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입니다.
결국 지금의 혼란은 개별 기업의 악재보다는 시장 전체의 유동성과 심리적 불안이 맞물린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플랫폼 기술의 확장성, 키트루다를 넘어 ADC와 이중항체로
알테오젠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키트루다 로열티 하나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2% 로열티는 초기 계약의 한계일 뿐 이후 체결된 다른 파트너사들과의 계약에서는 시장 기대치인 5% 내외의 로열티율이 적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알테오젠은 2019년부터 매년 MSD, 인타스, 산도즈, 다이이찌산쿄, 아스트라제네카, GSK 등 글로벌 빅파마들과 꾸준히 손을 잡으며 플랫폼 기술의 범용성을 입증해 왔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바이오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이중항체 분야로의 확장입니다.
다이이찌산쿄의 ADC 치료제 엔허투에 알테오젠의 기술이 적용되어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엄청난 로열티 수익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엔허투는 2030년 매출 10조 원 이상이 전망되는 블록버스터 약물이며 아스트라제네카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릴베고스토미그 역시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습니다.
이는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이 단순 항암제를 넘어 다양한 모달리티(약물전달방식)에 적용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바이오시밀러의 방어막으로 SC 제형 전환 전략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만큼 알테오젠의 기술은 갈수록 귀한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GSK와의 계약 역시 최근 불거진 특허 리스크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전태연 대표가 공언한 대로 2030년까지 9개 이상의 제품이 상업화될 경우 알테오젠의 실적은 계단식 성장을 이룰 것입니다.
위기 속에서 찾는 기회. 낙폭과대주와 유망 파이프라인 선별
시장이 공포에 질려 모든 바이오주를 내던질 때 역발상 투자자들은 오히려 알짜 종목을 선별할 기회로 삼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통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낙폭과대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합니다.
특히 이번 하락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투심 악화로 주가가 밀린 기업들이 타깃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 올릭스, 와이바이오로직스, 디앤디파마텍 등은 최근 3개월 수익률 대비 하락 폭이 컸던 종목으로 꼽힙니다.
특히 디앤디파마텍의 경우 릴리 벤처스가 투자한 기업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향후 글로벌 협력 가능성이 기대되는 종목입니다.
또한 최근 상장한 알지노믹스, 에임드바이오, 인투셀 등도 기술력 대비 주가가 과하게 조정을 받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들 기업은 올해 주요 임상 결과 발표나 기술이전(L/O)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이 안정화될 경우 빠른 반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미약품 역시 우수한 실적과 함께 다가오는 MSD 관련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주가 하락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실질적인 가치와 임상 진척도입니다.
기대보다는 검증을 기준으로 삼아 실제 데이터로 업사이드가 확인되는 기업에 집중한다면 이번 조정장은 오히려 좋은 진입 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바이오 산업의 중장기 전망과 투자 전략의 변화
투자증권 등 주요 분석 기관들은 이번 알테오젠 사태가 한국 바이오 산업의 구조적 몰락이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오히려 특정 종목에 과도하게 쏠렸던 수급이 분산되고 보다 정교한 밸류에이션 모델이 도입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에는 수조 원대 계약이라는 장밋빛 전망만으로 주가가 움직였다면 이제는 계약 조건의 디테일, 즉 선급금 비율, 단계별 마일스톤, 실질적인 로열티 배분 구조 등을 꼼꼼히 따지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바이오 시장이 더욱 성숙해지는 과정입니다.
글로벌 시장 환경 역시 우호적입니다. 대형 제약사들의 라이프사이클 관리(LCM) 전략상 SC 제형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한국의 바이오텍들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막연한 기대감에 의존하기보다는 실적 추정의 가시성이 높거나 글로벌 임상 후기 단계에 진입하여 상업화가 임박한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합니다.
단기적인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플랫폼 기술의 확장성과 파트너사와의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차분히 복기할 때입니다.
바이오 산업의 성장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며 검증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은 반드시 시장의 재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